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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결과

우주먼지의하루 2020. 5. 8.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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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핀란드 정부는 2017~2018년 2년간 만 25~58세 실업자 2000명에게 매달 560유로(약 74만원)의 기본소득(basic income)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실험을 시작했다. 재산이나 소득, 노동 의지 등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최소 생활비를 지급했다.
실험의 핵심은 기본소득 대상자가 기존 복지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고 특히 일자리를 찾은 뒤에도 계속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지급되던 실업수당은 일자리를 찾은 뒤에는 더 이상 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낮은 임금 대신 차라리 구직을 포기하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10%에 육박하는 높은 실업에 고민하던 핀란드 정부는 기본소득 정책을 도입할 경우 실업자들이 소득이 낮은 일용직이나 임시직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고, 실패에 대한 공포를 줄여줘 고용과 창업이 늘어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시간도 벌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실험을 진행했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결과

2020년 5월 6일, 2017~2018년 핀란드에서 2년간의 기본소득 실험 결과 발표를 진행했다. 간단하게 실험 결과를 말하자면 '핀란드 정부가 도입했던 기본소득제도가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실업률을 개선하는 데는 실패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실업자들에게 제공되는 재정적 인센티브와 취업률과는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핀란드 정부의 공식 평가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본소득 도입을 둘러싼 의견들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기본소득 실험의 한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대안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한 핀란드 정부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몇가지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실험에 참가한 대상이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에게 집중돼 보편적 기본소득 실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험의 목적도 실업급여에 포함된 재취업 조건에 관한 것에 가까워, 기본소득의 본래 취지와 거리가 있다. 예산상의 이유로 애초 계획에 견줘 실험 규모와 기간도 축소됐고, 사전조사를 벌이지 않아 시계열적 변화에 대한 관찰을 할 수 없는데다, 참가자의 ‘반응성’ 문제로 정책 효과에 대한 정확한 인과관계를 추론하고 결과를 일반화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실험 결과를 자세히 보면 노동시장 성과와 관련해서 기본소득을 제공받은 집단의 평균 고용 일수와 자영업 종사자의 비중이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는다.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의 고용 성과가 실업급여 수급자에 비해 개선되지도 악화되지도 않았다는 의미이다. 이 결과에 대해 일부 국내 언론의 보도는 ‘실업자에게 실업급여 대신 기본소득을 보장했지만 실업문제 해결에 별 효과가 없어 실패한 실험이며, 핀란드 정부는 다른 대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규정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험집단의 고용 성취 수준이 통제집단에 비해 더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았다는 사실은 ‘기본소득을 수급한 사람이 나태해지거나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낡은 우려를 불식하는 결과이다. 나아가 기존 ‘활성화’ 정책의 고용 증진 효과가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2189.html#csidx7faf3cafe371d448ae6cff8f42275ce

기본소득 실험은 정말 실패인가

 

현재 실업이 생기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실업자 개인의 나태와 금전적 유인의 문제로 보고 있다. 즉 시장에서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하면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실업은 ‘기술적 실업’이라 불리는 구조적인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노동 수요의 엄청난 감소를 낳았다. 생계가 해결되고 품위 있는 일자리는 점점 더 귀하게 되고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만이 시장에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돈 좀 더 줄테니 일을 하라는 것은 결국 비천한 노동을 강제하는 것이 된다.

 

또한 평생 지급되는 기본소득도 아니고 2년간의 실험임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그것도 1년차의 조사 상황에서, 갑작스런 취업과 생활의 전환을 결심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역으로 지금까지 기본소득이 노동의욕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있었기에, “나아지지도 악화되지도” 않은 실험결과는 오히려 이들의 주장을 반박하기에 충분함이 있다. 또한 취업자를 제외한 실업자만의 실험이라는 근본적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주목할 부분: 삶의 불안 줄이고 웰빙 증진시켰다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더 행복(well-being)해졌다고 느꼈다. 기본소득 수령자의 55%와 대조군의 46%가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거나 매우 좋다고 느꼈고, 기본소득 수령자의 17%와 대조군의 25%가 꽤 높은, 혹은 아주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또한 기본소득 수령자는 집중력이 높아지고 자신의 미래와 사회적 이슈에 영향을 미치는 자신의 능력, 자신의 취업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게다가, 기본소득 수령 과정에서 실업급여보다 훨씬 관료주의적 폐해를 덜 겪었고, 기본소득이 일자리 제안을 수용하거나 사업의 시작을 용이하게 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조군보다 많았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은 세계 최초의 국가단위 실험이었다는 점에서, 또한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무작위 표본추출에 의한 의무적 참여라는 점에서, 과거의 실험보다 좀 더 신뢰할 만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짧은 실험에서도 기본소득이 일정한 물질적 기반을 제공하고, 삶의 불안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서 웰빙을 증진시킨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어떤 사회정책도 그 목표는 결국 한 가지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 말이다.

 

마지막으로 실험은 실험일 뿐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어떤 사람도 실험 상황에서는 삶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지 않는다. 실험은 언제나 제한적이다. 여기서 기본소득스페인네트워크의 다비드 카사사스 부대표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독재는 실험 해 보고 했는가? 신자유주의는 실험 해 보고 했는가? 보통선거는 실험 해 보고 했는가?”

도처에서 벌어지는 기본소득 ‘실험’에는, 인간의 삶을 실험실의 쥐처럼 관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오만이 가로놓여 있다.

 

출처 :

https://basicincomekorea.org/article_chhkim_understanding-prelim-results-of-finland-experiment_vop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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